
내일배움카드 발급받다가 지쳐버린 날
처음에는 단순히 뭐라도 좀 배워볼까 싶어서 구직자 내일배움카드를 신청했다. 고용센터 사이트에서 신청하고 승인받는 과정이 생각보다 복잡했다. 이것저것 서류 확인하고 고용노동부 영상도 끝까지 시청해야 했는데, 중간에 인터넷이 한번 끊겨서 처음부터 다시 봤을 때는 정말 노트북을 덮어버리고 싶었다. 사실 그때 그냥 그만둘까 고민도 했다. 카드가 집에 도착하기까지는 일주일 정도 걸린 것 같은데, 막상 카드를 손에 쥐고 나니 정작 무엇을 배워야 할지 막막해지는 기분이었다.
안산까지 찾아가서 상담을 받은 이유
주변에서는 다들 코딩을 배우라거나 디자인을 하라고 하는데 나는 그런 쪽으로는 영 소질이 없었다. 그러다 안산 근처에 국비지원이 되는 괜찮은 과정이 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상담을 받으러 갔다. 왕복 두 시간 넘게 걸리는 거리였지만 집 근처에는 내가 원하는 강의가 없었기 때문이다. 도착해서 상담 선생님을 만났는데 내가 생각했던 거창한 커리어 상담이 아니라 아주 현실적인 수준의 이야기가 오갔다. 선생님은 자꾸 나에게 내일배움카드로 결제할 수 있는 수강료 범위 안에서 가능한 수업만 골라주려고 하셨다. 내가 진짜 배우고 싶은 건 좀 더 긴 과정이었는데, 그건 자부담 비용이 생각보다 커서 선뜻 결정하기가 어려웠다.
비슷한 수업들 사이에서 고민만 늘어갈 때
결국 상담을 받고 돌아오면서 지하철 안에서 핸드폰으로 다시 검색을 시작했다. 루미에피아노 같은 취미 클래스부터 시작해서 그림 그리기나 심리상담 관련 자격증 과정까지 정말 많은 선택지가 있었다. 제주도 어린이 체험 프로그램 같은 걸 운영하는 기관에서도 성인 교육을 하는지 찾아봤는데 굳이 그렇게까지 멀리 볼 필요가 있나 싶기도 했다. 예전에 팀빌딩 워크숍 같은 거 할 때 느꼈던 그 어색함이 떠올라서 사람들하고 섞여서 하는 수업은 좀 피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다. 결국 내가 무엇을 위해 이 카드를 쓰고 있는지 목적이 조금 희미해진 느낌이다. 예전처럼 열정적으로 무언가를 새로 배우겠다는 마음보다는, 그냥 이거라도 안 하면 시간이 너무 아깝게 흘러가는 것 같아서 불안한 마음이 더 큰 것 같다.
컨설팅의 실체와 불필요한 생각들
취업을 위한 이력서나 자기소개서 컨설팅도 받아봤는데, 사실 내 경험을 다 털어놓고 첨삭을 받는 과정이 묘하게 불편했다. 남이 써주는 자소서는 결국 내 것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들 때가 많아서다. AI 광고 제작 같은 최신 트렌드 강의도 있다고 추천받았지만, 그걸 배운다고 당장 취업에 도움이 될지 확신이 서지 않는다. 작년에 보험개발원에서 나온 항공기 지연 보험 같은 새로운 금융 상품들이 뉴스에 나올 때도 느꼈지만, 이제는 세상이 너무 빨리 변해서 하나를 깊게 파는 게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들기도 한다. 고민만 하다가 벌써 저녁 시간이 다 되었는데, 이번 주 안에는 결정을 내려야 수강신청 기간을 놓치지 않을 것 같다.
국비 지원 과정 찾는 게 얼마나 답답할지, 저도 진짜 공감돼요. 제가 생각했던 전문적인 내용이 아니라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추천해주시는 거 보니, 시간 낭비한 기분도 들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