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쩌다 보니 듣게 된 워크스마트 강연
회사에서 이번 달에 갑자기 워크스마트 관련 특강을 강제로 들어야 한다고 공지가 내려왔다. 보통 이런 교육은 강사섭외 리스트가 뻔하고, 내용도 뻔해서 다들 구석 자리 찾느라 바쁘다. 이번에는 이름 좀 알만한 강사님이 온다고 해서 다들 기대 반, 귀찮음 반인 분위기였다. 강연 장소는 회사 근처 대회의실이었는데, 100명 정도 들어갈 공간에 사람이 꽉 들어찼다. 점심시간 직후라서 다들 커피 한 잔씩 들고 들어오는데, 옆자리 동료가 ‘이거 들으면 진짜 일하는 방식이 스마트해지는 거 맞아?’라고 작게 투덜거렸다. 나도 그 말에 동의했다. 벌써 3년째 이런 류의 효율성 개선 강의를 듣고 있는데, 막상 내 자리에 돌아오면 밀린 메일과 결재 서류가 똑같이 쌓여있기 때문이다.
이론은 그럴듯한데 현실은 책상 앞
강사님이 등장해서 첫 마디를 떼는데 목소리 톤이 나쁘지 않았다. 확실히 삼프로TV 같은 곳에서 보던 느낌과는 좀 달랐다. 화려한 슬라이드를 띄우면서 ‘시간 관리가 곧 생존이다’ 같은 이야기를 하셨다. 근데 중간에 갑자기 AI 툴을 쓰면 업무 시간이 절반으로 줄어든다는 예시를 보여주는데, 그게 우리 팀 업무랑은 너무 동떨어진 이야기였다. 우리 팀은 아직도 엑셀 시트 수십 개를 수동으로 합쳐야 하는 상황인데, 무슨 자동화 AI를 언급하시는지 조금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강사님은 열정적으로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의 효율화’를 외치셨다. 듣다 보니 이 내용이 행안부에서 하던 조직문화 새로고침이나 대기업들이 시행하는 워크스마트 캠페인이랑 비슷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핵심은 ‘보고를 줄이고 회의를 줄이자’는 건데, 그게 현장에서 얼마나 안 지켜지는지 강사님만 모르시는 것 같았다.
비용과 현실 사이의 괴리감
나중에 슬쩍 들었는데, 이번 강연 섭외 비용이 꽤 비쌌다고 한다. 보통 이런 외부 강사 특강비가 시간당 100만 원에서 200만 원은 훌쩍 넘긴다고 하니, 회사 입장에서는 투자라고 생각했겠지. 그런데 나는 강의를 듣는 내내 ‘그 돈으로 차라리 우리 팀 낡은 모니터나 바꿔주지’ 하는 현실적인 생각이 머리를 떠나지 않았다. 주아쌤 같은 유명한 분들을 섭외해서 듣는 것도 좋지만, 결국 내가 매일 마주하는 엑셀 오류를 해결해 주는 게 훨씬 스마트한 변화일 텐데 말이다. 강연 중간에 옆자리 대리님은 졸다가 휴대폰을 떨어뜨릴 뻔했다. 나는 졸지는 않았지만, 화면에 나오는 도표를 보면서 ‘저거 우리 회사 시스템에서 적용하려면 최소 세 달은 걸릴 텐데’ 싶어서 속으로 한숨만 쉬었다.
무엇이 남았는지 잘 모르겠다
강의가 끝나고 다들 박수를 치며 나갔다. 나도 예의상 박수를 쳤지만, 사실 기억에 남는 문구는 하나도 없다. 강의실을 나오는데 어떤 분이 ‘강사님이 말씀하신 AI 툴 이름이 뭐더라?’라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아무도 대답을 못 했다. 다들 그냥 한 시간 때우고 왔다는 표정이었다. 복도로 나오니 다시 사무실 전화기 벨 소리가 들리고, 아까 처리하지 못한 메일 알림이 쌓여 있었다. 스마트하게 일하는 법을 배우고 왔는데,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다시 아날로그적인 잡무에 치이는 현실이 좀 아이러니하다. 다음 주에는 또 다른 외부 강사가 온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또 어떤 뻔한 이야기로 시간을 채울지 궁금하다기보다는 그냥 내일 마감해야 할 보고서 생각에 다시 머리가 지끈거린다.
AI 툴 예시가 우리 팀 상황과는 너무 달라서 조금 당황스러웠어요. 엑셀 작업 때문에 계속 머리 쓰는 것 같았죠.
강사님 말씀처럼, 효율성 개선 강의가 끝난 후에도 업무는 계속 쌓여있다는 게 좀 답답하네요.
AI 툴 예시가 우리 팀 상황과는 너무 부조화스러워서 공감되지 않았어요. 엑셀 작업 자체가 본업이라 더 답답하게 느껴졌습니다.
엑셀 시트 합치느라 시간 낭비하는 모습 보니까 공감되네요. 자동화는 좋지만, 현재 상황에 맞지 않으면 오히려 더 답답할 수 있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