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스트셀러만 쫓는 게 과연 답일까? 책 고르는 현실적인 고민들

베스트셀러만 쫓는 게 과연 답일까? 책 고르는 현실적인 고민들

요즘 서점에 나가보면 ‘이달의 베스트셀러’나 ‘청소년 인기도서’ 같은 라벨이 붙은 책들이 정말 많습니다. 저도 30대 직장인으로서 업무에 치이다 보면 마음의 여유가 없어 무작정 베스트셀러 순위 상단에 있는 자기계발서를 집어 들곤 했죠.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그렇게 구매한 책들의 절반 이상은 책장에 꽂아만 둔 채 먼지만 쌓여가고 있습니다. 이게 정말 나에게 필요한 책이었는지, 아니면 그저 유행에 휩쓸려 ‘읽고 있다’는 안도감만 얻으려 했던 건 아닌지 요즘 부쩍 의구심이 듭니다.

한번은 정말 유명한 청소년 인기도서이자 자기계발 분야 스테디셀러인 책을 큰맘 먹고 사본 적이 있습니다. 1만 8천 원 정도였고, 300페이지가 넘는 두꺼운 분량이었죠. 주변에서 다들 읽길래 저도 읽으면 삶이 바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막상 읽어보니 저자의 경험이 저의 현실과는 괴리가 너무 컸습니다. 이 책은 ‘무조건 열심히 하면 된다’는 식의 논리를 펴고 있었는데, 빡빡한 야근에 시달리는 제 상황에서는 실천이 불가능한 조언들이 대부분이었거든요. 기대했던 긍정적인 변화는커녕, 책을 읽지 못하는 제 자신을 탓하며 스트레스만 더 쌓였습니다. 이 경험 이후로 저는 무작정 인기 있는 책을 고르는 습관을 버리게 되었습니다.

책을 고를 때 저만의 기준이 생겼는데, 일단 10분 정도는 서점이나 도서관에서 서서 앞부분을 훑어봅니다. 단순히 목차만 보는 게 아니라, 저자가 말하는 핵심 논리가 내 상황에서도 적용 가능한지 따져보는 것이죠. 흔히들 하는 실수가 ‘남들이 좋다고 하니까’ 무조건 구매하는 것인데, 사실 사람마다 처한 환경이 다 다르기 때문에 범용적인 조언은 의외로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자기계발서의 경우 저자의 성공 사례가 특수한 상황(예: 자본의 여유가 있거나, 환경적 지원이 뒷받침된 경우)에서 기인한 것인지 아닌지를 반드시 구분해야 합니다. 저는 이 부분을 확인하지 않고 구매했다가 실패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거든요.

물론 베스트셀러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많은 사람에게 읽힌다는 것은 그만큼 시대적인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다는 뜻이니까요. 다만, ‘구매’와 ‘독서’는 엄연히 다릅니다. 어떤 분들은 오디오북 서비스를 활용해 월 1만 원 내외의 구독료로 다양한 책을 ‘듣는’ 방식을 택하기도 합니다. 이것도 좋은 전략이죠. 하지만 직접 종이 책을 넘기며 사고의 흐름을 쫓는 것과는 또 다른 차원의 한계가 있습니다. 종이 책은 비싸고 보관 공간도 차지한다는 명확한 단점이 있지만, 집중력 측면에서는 여전히 강점이 있다고 봅니다. 이 두 방식 사이에서 고민하는 것 자체가 사실은 올바른 독서를 시작하는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제 주변 동료들 중에는 무리해서 책을 사기보다 가까운 구립 도서관에서 희망 도서를 신청해 빌려 읽는 것을 훨씬 선호합니다. 비용도 들지 않고, 다 읽지 못해도 죄책감이 덜하거든요. 이런 방식이 책을 더 가볍고 꾸준하게 읽게 만드는 비결이 되기도 합니다. 물론 완벽한 해결책은 없습니다. 누군가에게는 베스트셀러가 인생의 전환점이 될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그저 평범한 종이 뭉치일 뿐이니까요. 독서에 정답이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게 오히려 마음이 편합니다.

이런 식의 접근은 자기만의 주관을 갖고 싶은 청소년들이나, 유행에 지친 직장인들에게는 꽤나 유용할 것입니다. 반대로, 정해진 매뉴얼대로 빠르게 성장하고 싶은 분들에게는 이런 고민 과정이 비효율적으로 느껴질 수도 있겠죠. 제가 드리는 현실적인 조언은 당장 책을 사러 가지 마시고, 동네 도서관에 들러서 베스트셀러 섹션 말고 본인이 평소 관심 있던 분야의 책을 딱 한 권만 빌려보라는 것입니다. 그 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덮어도 좋습니다. 책 구매는 읽고 나서 생각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다만, 이런 방법은 단순히 정보를 빠르게 습득하려는 실용주의 독서가들에게는 다소 느리고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는 점은 분명한 한계입니다.

댓글 4
  • 저자가 겪으신 경험, 정말 공감됩니다. 저도 비슷한 경험 때문에 지금은 좀 더 신중하게 책을 고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 저도 비슷한 경험 한 적 있어요. 책 읽는 시간도 중요하지만, 제 상황이랑 맞는지 꼼꼼히 따져봐야겠어요.

  • 구립 도서관 활용하는 모습 보니 정말 좋네요! 제가 직접 빌려 읽어보니 훨씬 몰입할 수 있는 것 같아요.

  • 서점 지나갈 때마다 그런 경험 떠올리게 되네요. 저도 비슷한 상황이었을 때 책에 대한 기대가 너무 컸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