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퇴근 후의 2시간, 과연 얼마나 생산적일까
솔직히 말해봅시다. 퇴근하고 집에 오면 녹초가 되는데, 이때 거창한 자기계발을 꿈꾸는 것 자체가 이미 비현실적인 출발입니다. 저도 30대 초반엔 의욕만 앞서서 평생교육원에서 하는 야간 일본회화 강의를 덜컥 결제했었죠. 주 2회, 3개월 과정에 약 25만 원 정도였던 걸로 기억합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10번 중 4번은 야근이나 회식, 혹은 그냥 침대에 눕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 때문에 빠졌습니다. 이게 우리네 현실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자기계발이라고 하면 거창한 자격증이나 디자인대학원 진학 같은 걸 떠올리지만, 사실 가장 큰 함정은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할 것 같다’는 불안감입니다. 특히 요즘처럼 부업강의가 쏟아지는 시대에는 더하죠. 하지만 진짜 해보면 알게 됩니다. 회사 업무만으로도 뇌가 꽉 차 있는데, 여기서 새로운 지식을 억지로 구겨 넣는 건 생각보다 훨씬 큰 에너지를 씁니다.
개인레슨과 독학 사이의 뼈아픈 교훈
어학 실력을 키우고 싶어서 개인레슨을 고려했던 적도 있습니다. 시간당 4~5만 원 수준이라 적지 않은 비용이었죠. 4번 정도 받고 나니 깨달았습니다. 가르치는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내 의지의 문제라는 걸요. 이게 왜 중요한 포인트냐면, 많은 사람이 비싼 강의를 들으면 내가 변할 것이라고 착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로는 강의를 듣는 행위 자체에 만족감을 느끼는 ‘공부 중독’에 빠지기 쉽습니다. 실력은 오르지 않는데 책만 쌓여가는 현상, 아마 한 번쯤은 경험해보셨을 겁니다.
제가 겪은 실패 중 가장 컸던 건 ‘목표 설정의 오류’였습니다. 3개월 만에 원어민 수준의 회화를 하겠다고 덤볐다가 중도 포기했죠. 기대는 높았는데 현실은 한 문장 말하기도 벅찼거든요. 그 뒤로는 목표를 아주 잘게 쪼갰습니다. ‘하루 10분 단어 보기’로 바꿨죠. 결과는 어땠을까요? 드라마틱하게 유창해지진 않았지만, 적어도 그만두지는 않게 되더군요. 이것이 제가 배운 가장 확실한 진리입니다.
선택과 집중, 그리고 ‘아무것도 안 함’의 가치
직장인이라면 자기계발에도 반드시 ‘트레이드 오프’가 존재합니다. 운동을 택하면 공부 시간이 줄고, 공부를 택하면 인간관계나 휴식 시간이 사라집니다. 이걸 인정하지 않으면 100% 번아웃이 옵니다. 특히 요즘 자기계발서 추천 리스트를 보면 무조건 열심히 살라고 강요하는데, 저는 오히려 가끔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최고의 자기계발일 때도 있다고 믿습니다. 뇌를 쉬게 해야 창의적인 생각도 나오니까요.
실제로 제 동료는 자격증 3개를 따겠다며 독하게 매달리다 결국 건강을 해쳐서 회사까지 그만둬야 했습니다. 반면, 꾸준히 동네 문화가 있는 날 행사에 참여하며 취미로 도예를 즐기는 분은 오히려 업무 스트레스를 더 잘 풀더군요. 무엇이 정답일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의 ‘불편함’을 유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실수와 의심의 기록
이 과정에서 제가 가장 크게 저지른 실수는 ‘완벽함에 대한 집착’이었습니다. 처음 시작할 때 완벽한 커리큘럼을 짜야 한다고 생각해서 기획에만 1주일씩 썼거든요. 하지만 실제 업무 수행 과정과 똑같이, 자기계발도 완벽한 계획보다는 ‘일단 저지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데 정작 그렇게 시작해도 결과가 항상 좋지만은 않습니다. 어떤 때는 투자한 시간과 비용에 비해 얻은 게 전혀 없기도 합니다. 저도 아직까지 이게 정말 도움이 되는 건지, 아니면 시간 낭비인지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확신을 가지고 무언가를 시작하라는 말, 사실 저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냥 일단 해보고 안 맞으면 버리는 유연함이 더 중요한 것 같아요.
누구에게 이 조언이 필요할까
이 글은 ‘지금 당장 무언가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리는 직장인’들에게 조금이라도 마음의 짐을 덜어주기 위해 썼습니다. 반대로, 지금 당장 자격증이 없으면 취업이 불가능한 구직자나 당장 생존을 위해 기술을 배워야 하는 분들에게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분들은 현실적인 상황에 맞춰 속도를 내야 하니까요.
다음 단계로, 제가 제안하는 아주 현실적인 행동은 ‘오늘 밤 30분 동안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는 대신, 아무것도 하지 않고 눈을 감고 있어 보는 것’입니다. 그 지루함을 견디고 나면 정말로 내가 하고 싶은 게 무엇인지 조금은 선명해질지도 모릅니다. 이것조차 효과가 없을 수도 있지만, 적어도 돈은 들지 않으니까요. 저 역시도 여전히 매일 고민하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 개인적으로 쉴 때 완전히 멈추는 게 오히려 정신 건강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해요. 뇌가 데이터를 정리할 시간을 주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