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봤는데…’ 결국 남는 건, 나에게 맞는 ‘진짜’ 취미였어요

‘이것도 해보고 저것도 해봤는데…’ 결국 남는 건, 나에게 맞는 ‘진짜’ 취미였어요

취미, 시작은 거창하게, 마무리는 현실적으로

“다음 달부터는 무조건 새로운 거 배워야지!” 마음먹은 지 벌써 3개월째다. 운동, 외국어, 악기… 머릿속으로는 이미 세계 일주를 하고, 빌딩 숲을 누비는 세련된 직장인이 되어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퇴근 후 소파와의 사투 끝에 결국 유튜브 알고리즘에 몸을 맡기는 게 전부였다. 솔직히 말해, 시작이 반이라는 말은 맞는 말인데, 그 시작을 하기가 너무 어렵다. 특히 직장인에게 취미 활동은 시간과 돈, 에너지를 투자해야 하는 ‘결정’이기 때문이다.

‘나를 위한 투자’라는 말에 혹했던 순간들

2년 전, 번아웃이 제대로 왔다. 업무는 끝이 없고, 성과는 제자리걸음. ‘이대로는 안 되겠다’ 싶어 뭔가 ‘나를 위한 투자’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게 바로 ‘원데이 클래스’였다. 인스타그램 피드에는 감각적인 도예, 플라워 클래스 후기가 넘쳐났고, ‘특별한 경험’, ‘나를 위한 선물’이라는 문구에 혹했다. 주말에 회사 근처의 ‘마곡 원데이클래스’라는 곳을 예약했다. 참가비는 1인당 6만원. 처음이라는 설렘 반, ‘이거 배우고 나면 뭔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기대 반으로 공방에 갔다. 선생님은 친절했고, 결과물도 나름 만족스러웠다. 집에 가져온 머그컵을 보니 뿌듯했다. ‘역시, 투자는 해야 하는구나!’

하지만 그게 끝이었다. 다음 주에 또 다른 원데이 클래스를 예약할까 했지만, 6만원이라는 비용이 마음에 걸렸다. 차라리 그 돈으로 평소 갖고 싶었던 책을 몇 권 더 사는 게 낫지 않을까? 혹은, 평소 눈여겨봤던 온라인 강의라도 하나 끊을까? 결국 그 머그컵은 장식장이 되어버렸고, ‘특별한 경험’은 짧은 추억으로 남았다. 그때 깨달았다. ‘경험’ 자체가 주는 만족감도 크지만, 꾸준히 이어가지 못하면 결국 돈 낭비, 시간 낭비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이 경험은 제법 씁쓸했다.

‘경험’과 ‘꾸준함’ 사이의 줄타기

직장인에게 취미는 단순한 놀이가 아니다. 번아웃을 예방하고, 스트레스를 해소하며, 때로는 새로운 커리어의 가능성을 열어주기도 한다. 그래서인지 ‘자기계발’이라는 명목으로 이것저것 시도하는 사람들이 많다. 나 역시 마찬가지였다. ‘나를 성장시키는 취미’를 찾고 싶었다. 외국어 스터디 모임에도 나가보고, 코딩 학원 상담도 받아봤다. 외국어 스터디의 경우, 2주에 한 번씩 모였는데, 꾸준히 참여하는 사람이 절반밖에 되지 않았다. 바쁜 직장인에게 매번 약속을 지키는 건 생각보다 쉽지 않은 일이었다. 결국 모임은 흐지부지되었고, 나 혼자 단어를 외우는 건 또 금방 지루해졌다. 역시 ‘함께’ 하는 것의 중요성을 느꼈지만, ‘모두’가 꾸준히 참여하기는 어렵다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혔다.

‘이것도 저것도’ 보다 ‘이것 하나’를 꾸준히

결론적으로, 비싼 돈을 들여 이것저것 경험하는 것보다, 나에게 잘 맞고 꾸준히 할 수 있는 취미 하나를 찾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되었다. 물론, 처음부터 ‘나에게 딱 맞는 취미’를 찾기란 어렵다.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는 과정 자체가 필요하다. 다만, 그 시도에는 명확한 목적 의식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뭔가 해야 할 것 같아서’가 아니라, ‘이 활동을 통해 무엇을 얻고 싶은가?’에 대한 답을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새로운 사람들과 교류하고 싶다’면, 소규모 동호회나 오프라인 모임이 더 적합할 수 있다.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며 스트레스를 풀고 싶다’면, 오히려 온라인 독서 모임이나 혼자 할 수 있는 그림 그리기가 나을 수 있다.

현실적인 고려 사항들

직장인 취미를 결정할 때, 몇 가지 현실적인 부분을 고려해야 한다. 먼저 시간과 비용이다. 주 1회 2시간 기준, 한 달이면 8시간, 10만원 내외의 비용이 발생한다. 여기에 재료비나 추가적인 교통비까지 더하면 생각보다 큰 지출이 될 수 있다. 내가 시도했던 ‘행궁동 원데이클래스’는 가격대가 5만원에서 10만원 사이였고, 재료비는 별도인 경우가 많았다. 이 비용을 매달 지불할 수 있는지, 혹은 그만한 가치를 얻을 수 있는지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 또한, 시간적 여유도 중요하다. 퇴근 후 바로 참여 가능한지, 주말에 온전히 시간을 투자할 수 있는지 등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을 고려해야 한다. 솔직히 말해, 매일 야근하는 직장인이 악기 레슨을 꾸준히 받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나의 체력과 에너지 수준도 무시할 수 없다. 활동적인 취미가 맞는 사람이 있고, 조용하고 차분한 활동이 맞는 사람이 있다. 무턱대고 ‘요즘 유행이니까’ 혹은 ‘다른 사람이 하니까’ 따라 하는 것은 실패 확률이 높다.

흔한 실수와 실패 사례

가장 흔한 실수는 ‘완벽한 취미’를 찾으려는 마음이다. 처음부터 자신에게 100% 맞는 완벽한 취미를 찾으려고 하면, 오히려 아무것도 시작하지 못하게 된다. ‘이것도 좀 안 맞고, 저것도 좀 부족하네’ 하면서 계속 미루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흔한 실수는 ‘결과’에만 집착하는 것이다. 취미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하는데, 마치 ‘직장인의 자소서 성격 장단점’을 채우듯, ‘이런 취미를 통해 무엇을 얻었다’는 성과만을 좇다 보면 금세 흥미를 잃기 쉽다. 내 주변에도 처음에는 ‘재테크 공부’를 한다며 열성적으로 모임에 참여하더니, 몇 달 뒤에는 “그냥 돈 버는 게 최고”라며 손을 놓아버린 친구가 있다. 그 친구는 투자 성과가 기대만큼 나오지 않자 금세 실망하고 말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도는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것도 시도하지 않는 것은 답이 아니다. ‘부천 원데이클래스’든, ‘전주 원데이클래스’든, 아니면 동네 문화센터 강좌든, 직접 경험해보는 것은 분명 의미 있다. 중요한 것은 기대치를 현실적으로 조절하는 것이다. ‘이걸 한다고 내 인생이 드라마틱하게 바뀌지는 않을 거야’라는 마음으로 가볍게 시작하는 것이다. 수강료가 비싸다면, 비슷한 내용을 다루는 온라인 강의나 유튜브 채널을 먼저 탐색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물론, 온라인 강의는 즉각적인 피드백이나 현장감은 부족하다. 하지만 접근성이 좋고 비용 부담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궁극적으로는 나에게 맞는 ‘작은 성취’를 꾸준히 쌓아가는 경험이 중요하다. 거창한 목표보다는 ‘이번 주는 이만큼 연습해야지’ 하는 작은 목표를 세우고 달성했을 때의 만족감을 느껴보는 것이다.

이 이야기는 누구에게 유용할까?

새로운 취미를 찾고 싶지만,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한 직장인에게 이 이야기가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나를 위한 투자’라는 말에 혹해 이것저것 시도했지만, 금세 흥미를 잃었던 경험이 있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용 대비 효과를 중요하게 생각하며, 현실적인 취미 활동을 원하는 분들에게도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런 분들은 주의하세요:

  • 단기간에 ‘완벽한’ 취미를 찾고 싶은 분: 취미는 탐색과 발견의 과정이다. 조급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 ‘남들이 하니까’ 혹은 ‘유행이니까’ 따라 하고 싶은 분: 자신의 성향과 맞지 않는 활동은 꾸준히 이어가기 어렵다.

현실적인 다음 단계:

가까운 도서관이나 서점에 가서 ‘취미’ 관련 코너를 둘러보세요. 아주 사소한 관심사라도 좋으니, 제목이나 목차만 보고도 흥미가 가는 책 한 권을 빌려 집에서 읽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책 한 권의 깊이가 부담스럽다면, 유튜브에서 관련 주제를 검색해 짧은 영상 몇 개를 보는 것도 좋습니다. 중요한 것은 ‘새로운 것을 배우고 싶다’는 작은 불씨를 현실적으로 키워나가는 것입니다.

댓글 4
  • 원데이클래스, 정말 좋은 선택이었네요! 저도 비슷한 경험했는데, 퀄리티에 너무 기대하면 오히려 실망할 수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 책을 통해 관심사를 찾는 방법도 좋네요. 저도 처음 시작할 때 유튜브 영상들을 많이 봤는데, 흥미가 생기면 책으로 깊이 파고드는 게 더 효과적일 것 같아요.

  • 온라인 강의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접해보니, 실제 경험 전에 어떤 분야에 관심 있는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되네요.

  • 온라인 독서 모임은 정말 좋은 아이디어네요! 제가 관심 있어 하는 분야에 맞춰 참여하면 좋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