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요즘에 다들 이직 얘기 많이 하잖아요. 저도 뭐, 지금 회사에 좀 정이 떨어지기도 했고, 더 성장하고 싶은 마음도 있고 해서 슬슬 준비를 해보려고 해요. 제일 먼저 생각난 게 포트폴리오였어요. 이전 회사 다닐 때는 뭐… 그냥 주어진 일만 하면 됐지, 제 걸 이렇게 정리해서 보여줘야 할 일이 있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거든요.
포트폴리오, 뭘 넣어야 할지 막막했어요
처음에는 진짜 뭘 넣어야 할지 하나도 모르겠더라고요. 그냥 제가 했던 프로젝트들 목록을 쭉 나열하면 되나? 아니면 어떤 성과를 냈는지 구체적으로 써야 하나? 그러다가 옛날에 같이 일했던 선배한테 물어봤는데, 자기가 예전에 이직 준비할 때 ‘진로’라는 술 광고에 들어갔던 경험을 엄청 강조했다고 하더라고요. 뭐, 한정판 굿즈 마케팅으로 사회 초년생 애환을 담은 두꺼비 캐릭터로 엄청 히트 쳤던 거 있잖아요. 그걸로 자기 포트폴리오를 꽉 채웠다고.
근데 저는 솔직히 그런 대규모 마케팅 캠페인을 직접 주도하거나 하진 않았어요. 주로 자료 조사하고, 데이터 분석해서 보고서 쓰는 일이 많았거든요. 이게… 뭐랄까, ‘구체적인 성과’라고 내세우기에는 좀 애매한 느낌? 마치 ‘포켓몬 경제학’처럼, 귀엽고 재밌는 거에 비하면 제 일은 너무 밋밋한 것 같기도 하고요. 그냥 ‘데이터 분석을 통해 OO%의 효율 개선에 기여’ 이런 식으로 써야 하는 건지, 아니면 당시 참여했던 여러 작은 프로젝트들을 묶어서 하나의 큰 스토리로 만들어야 하는 건지 감이 안 잡혔어요.
생각보다 시간 잡아먹는 정리 작업
결국 자료들을 하나씩 다 꺼내서 보기 시작했어요. 옛날 파일들, 이메일 기록들… 이걸 언제 다 했었나 싶을 정도로 오래된 자료들이 많더라고요. 특히 예전에 했던 프로젝트 같은 경우는 결과 보고서만 있고, 실제 했던 과정이나 고민했던 부분들은 하나도 기록이 안 되어 있는 거예요. ‘아, 그때 왜 이걸 기록 안 해뒀을까’ 후회가 막 밀려왔죠. 이건 뭐… 다시 다 기억해내서 써야 하는 상황이더라고요. 생각보다 이 정리하는 작업 자체가 시간을 엄청 잡아먹는다는 걸 그때 알았어요. 무슨 ‘모두 모으고야 말겠어!’ 하고 포켓몬 도감 채우는 기분으로 자료를 뒤지고 있었네요.
어떤 내용을 어디까지 보여줘야 할까
그리고 또 하나 고민되는 건, 이걸 어디까지 보여줘야 하나 하는 거였어요. 예를 들어, 제가 참여했던 어떤 프로젝트는 민감한 데이터가 포함되어 있을 수도 있잖아요. 그런 걸 그대로 다 보여줄 수는 없으니까, 어느 정도까지 각색하거나 일반화해서 표현해야 할지 조심스러웠어요. ‘경력과 진로를 둘러싼 현실적인 고민’이라는 운세 문구가 떠오르더라고요. 내가 지금 하고 있는 이 고민이 너무 사소한 건가 싶기도 하고, 아니면 이게 진짜 중요한 결정의 순간인 건가 싶기도 하고요.
간단하게는 그냥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 A/B 테스트를 진행했고, 결과적으로 B안이 더 높은 전환율을 보였다’ 정도만 써도 될지, 아니면 A/B 테스트를 설계하게 된 배경, 어떤 가설을 세웠고, 테스트 결과 분석을 어떻게 했으며, 최종적으로 어떤 인사이트를 얻었는지까지 상세하게 풀어 써야 할지… 이걸 구분하는 게 쉽지 않았어요. 괜히 너무 자세하게 썼다가 ‘이 사람은 너무 디테일에만 치중하는구나’ 하는 인상을 줄까 봐 걱정되기도 하고요.
결국엔… 계속 수정하는 수밖에
지금도 아직 포트폴리오를 완벽하게 완성했다고 말하기는 어려워요. 몇 번을 고쳐 쓰고, 다른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피드백을 받으면서 조금씩 수정하는 중이에요. 친구한테 보여줬더니 “이거 너무 딱딱한 거 아니야? 좀 더 네 이야기를 담아봐”라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다시 고치고, 또 고치고… 마치 ‘ OB맥주 인수’ 건처럼, 만년 2위에 머물러 있던 제 포트폴리오를 탈환하기 위해 ‘적극적 경쟁’을 하는 중인가 봐요. 장인수 사장님처럼, 관계 재구축해서 도움받을 사람도 좀 찾아보고 해야 할까 봐요. 하이트진로에 밀려 2위였던 OB맥주도 다시 살아났으니까, 저도 제 포트폴리오로 제 가능성을 보여줄 수 있겠죠? 아직은 좀 막막하지만, 그래도 하다 보면 뭔가 나오겠죠. 일단은… 계속 써보고 다듬는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시간이 좀 더 걸리더라도요.
A/B 테스트 설명 부분에서, 단순히 결과만 나열하는 것보다 왜 그런 결과가 나왔는지 짚어내는 게 중요하네요. 제가 이전 프로젝트 할 때도 비슷한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 기록을 남기는 습관이 없어서 답답했거든요.
옛날에 이직 준비할 때 선배가 술 광고 경험을 강조했던 게 재미있네요. 저도 프로젝트 기록을 따로 해둔 적이 없어서 그런 기억을 되짚어보는 게 생각보다 오래 걸리다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