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계발이라는 굴레, 과연 어디까지가 적당할까

자기계발이라는 굴레, 과연 어디까지가 적당할까

요즘 퇴근길 지하철을 타보면 자기계발 관련 광고가 참 많습니다. 작곡 프로그램 강의부터 각종 자격증까지, 숨만 쉬어도 뒤처지는 기분이 드는 시대라 그런지 다들 어떻게든 생산적인 시간을 보내려 애쓰는 모습이죠. 저 역시 30대 중반 직장인으로서 몇 년 전만 해도 ‘올해는 꼭 영어 회화 마스터하기’ 같은 목표를 세우고 매달 수십만 원씩 결제하던 사람이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퇴근하고 지친 몸을 이끌고 학원에 가면 멍하니 앉아 있다 오는 게 다반사였습니다.

제가 가장 크게 후회했던 경험 중 하나는 무작정 20만 원이 넘는 고가의 원데이클래스나 자격증 강의를 여러 개 결제했던 것입니다. ‘이걸 들으면 분명 내 커리어가 나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감이 있었거든요. 결과는 처참했습니다. 대부분의 강의는 완강을 못 했고, 유튜브로 무료로 볼 수 있는 기초 강의보다 못한 유료 강의도 수두룩했습니다. 이 지점이 바로 많은 분이 실수하는 포인트입니다. ‘돈을 썼으니 내 실력도 오를 것’이라는 보상 심리에 빠지는 것이죠.

결국 자기계발은 시간과 에너지의 총량 게임입니다. 만약 1시간에 3~5만 원 정도 하는 건대 원데이클래스에 참여한다면, 단순히 무언가를 배운다는 행위 자체에 만족할지, 아니면 결과물을 남기고 싶은지를 먼저 고민해야 합니다. 저도 처음에는 전시회나 베이킹 클래스를 다니며 무조건 ‘남들 다 하는’ 활동을 했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저에게 남은 건 예쁜 사진뿐이고 실질적인 변화는 없었습니다. 차라리 그 돈으로 관련 서적을 5권 사서 밑줄 치며 읽는 게 훨씬 남는 장사라는 걸 깨달았죠. 물론 사람마다 성향은 다릅니다. 누군가는 강제성이 있는 학원을 다녀야만 움직이기도 하니까요.

자기계발 시장은 매년 수조 원 규모로 성장하지만, 정작 개인이 얻어가는 효용은 불확실합니다. 제가 최근에 시도한 방법은 ‘3개월간 딱 한 가지만 깊게 파기’였습니다. 비용은 한 달에 5만 원 이내, 시간은 일주일에 3시간 정도만 투자했죠. 거창한 자격증은 아니었지만, 실무에서 쓰는 툴을 아주 깊게 파고들었더니 업무 효율이 10% 정도는 올라가더군요. 여기서 중요한 건 ‘내가 당장 업무에 써먹을 수 있는가’입니다. 이게 안 된다면 사실 그 강의는 그냥 취미 생활에 불과합니다. 취미는 즐거우면 그만이지만, 자기계발이라는 이름으로 포장하면 스트레스만 쌓입니다.

물론 이 조언이 모두에게 통하는 건 아닙니다. 어떤 분들은 정적인 활동보다 운동이나 등산 같은 활동적인 취미가 훨씬 더 큰 자기계발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제 지인 중 한 명은 골프 아카데미에서 비즈니스 네트워크를 쌓는 것이 최고의 자기계발이라며 매달 적지 않은 돈을 쓰는데, 확실히 그 사람에게는 그게 더 생산적일 수 있습니다. ‘자기계발’의 정의 자체가 상황에 따라 너무나 유동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무조건 남들이 하니까 나도 해야 한다는 불안감부터 내려놓으셨으면 합니다.

결국 자기계발은 본인의 자원(시간, 체력, 돈)을 가장 효율적으로 배분하는 과정입니다. 정말 자기계발이 필요한 상황인지, 아니면 그냥 무료함을 달래고 싶은 건지 솔직하게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만약 그냥 쉬고 싶은 건데 억지로 무언가를 배우려 한다면, 그것은 성장이 아니라 노동이 됩니다.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 중 이미 무언가를 배우고 있는데 진도가 안 나가 괴로운 분들이라면, 오늘 당장 그 강의를 딱 일주일만 멈춰보세요. 그리고 내가 진짜 이걸 왜 하고 싶었는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는 것, 그것이 가장 가성비 좋은 자기계발의 시작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방법은 결과 지향적인 사람들에게는 불안감을 줄 수 있으니 본인의 성향을 먼저 파악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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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데이클래스 비용 생각하다가 멈춘 적 한 번도 없었는데, 그 돈으로 책 5권 사는 게 훨씬 효율적이라는 거 알게 됐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