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점에 가면 1위부터 확인하는 습관
어제는 퇴근길에 광화문에 있는 교보문고에 잠시 들렀다. 사실 특별히 살 책이 있었던 건 아니었는데, 그냥 문득 요즘 사람들이 어떤 책을 보나 궁금해졌다. 입구 근처에 놓인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 매대 앞에는 항상 사람들이 서 있다. 나도 자연스럽게 그 틈에 끼어서 순위를 훑어보았다. 이번 주 1위는 익숙한 제목이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시리즈물인 것 같은데, 앤디 위어의 소설이 한동안 1위를 하다가 어린이날 시즌이라 그런지 순위가 살짝 밀려나 있었다. 사실 순위를 보고 있으면 이게 정말 ‘지금 읽히는 책’인지 아니면 ‘마케팅의 결과물’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집어가는 책은 대략적으로 어떤 분위기인지 파악하는 용도로는 나쁘지 않은 것 같다.
10년이 지나도 그 자리에 있는 책들
순위표를 한참 보다가 옆 칸으로 이동하니 ‘스테디셀러’ 코너가 보였다. 거기엔 양귀자의 ‘모순’이 있었다. 솔직히 말하면 이 책은 내가 고등학생 때 친구가 추천해 줬던 건데, 아직도 베스트셀러 순위에 올라와 있다는 게 좀 신기했다. 가격을 보니 1만 원 초반대에서 1만 원 중반대로 세월만큼 조금 올랐겠지만, 여전히 그 디자인 그대로 놓여 있는 걸 보니 기분이 묘했다. 새로 나온 신간들이 일주일 만에 순위 밖으로 밀려나는 걸 자주 봐서 그런지, 20년 넘게 자리를 지키는 이런 책들이 더 대단해 보였다. 가끔은 신간 정보에 휘둘리지 말고 그냥 집에 있는 책이나 다시 꺼내 읽는 게 나을까 싶기도 했다.
베스트셀러 순위가 주는 묘한 압박감
서점에 머무는 동안 베스트셀러 순위를 계속 체크하는 나 자신을 발견했다. ‘남들이 다 보는 책을 나만 안 읽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일종의 불안감 때문이었을 거다. 특히 요즘은 자기계발서나 종교 서적들도 디자인을 정말 감각적으로 뽑아내서, 표지만 봐도 읽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든다. ‘예수님과 한 달 살기’ 같은 책들은 제목부터 참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막상 순위 상위에 있는 책들을 집어 들었다가도, 앞부분을 조금 읽어보면 나랑 안 맞아서 내려놓는 경우가 태반이다. 순위가 높다고 해서 내 마음에도 1위가 되는 건 아닌데, 왜 항상 순위표부터 뒤지는지 모르겠다.
책을 읽어야 한다는 강박에서 벗어나기
사실 요즘 내 독서 패턴은 완전히 무너졌다. 예전엔 한 달에 3~4권씩은 꾸준히 읽었던 것 같은데, 요즘은 2주에 책 한 권 끝내기도 버겁다. 바빠서라기보다는 그냥 침대에 누워서 유튜브 보는 시간이 길어진 탓이다. 베스트셀러 목록에 있는 ‘필독서’들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찔리지만, 사실은 그냥 읽기 쉬운 책이나 읽고 싶다. 서점에서 1시간 정도 서성이다가 결국 아무것도 사지 않고 나왔다. 괜히 순위만 확인하고 다시 내 일상으로 돌아오는데, 책을 사지 않아도 서점이라는 공간에 잠시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왠지 무언가 해결한 것 같은 이상한 기분이 들었다.
여전히 남는 약간의 찜찜함
오늘 서점에서 본 것 중에 기억에 남는 건, 어느 노신사분이 ‘큰글자책’ 코너에서 한참 동안 책을 고르시던 모습이었다. 요즘은 스테디셀러들을 큰 글자로 다시 내는 경우가 많아졌다. 부모님께 선물해 드릴까 고민하다가도, 과연 이게 정말 그분들이 읽고 싶어 하시는 책일지, 아니면 내가 ‘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책일지 고민돼서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독서라는 게 참 그렇다. 순위가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아도 결국 나한테 필요한 책은 스스로 찾아야 하는 건데, 그게 생각만큼 쉽지가 않다. 아마 다음 주에 또 서점에 가면 나는 다시 습관적으로 베스트셀러 순위판 앞에 서 있을 것 같다.
베스트셀러 순위 보면서 비슷한 경험 한 적 있어요. 디자인이 예뻐서 책 표지만 보고도 구매하고 싶어지는 느낌, 정말 공감돼요.
저도 예전에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을 보면서 비슷한 느낌을 받았어요. 시간 지나고 책이 계속 1위를 유지하는 모습이 정말 인상적이더라구요.
베스트셀러들이 인기 있는 이유를 알 것 같아요. 저도 가끔 그런 책들을 읽고 싶어지지만, 뭔가 좀 더 제 취향에 맞는 책을 찾고 싶어지거든요.
저도 고등학생 때 친구가 추천해 준 책을 읽고 나서 정말 놀랐던 기억이 나네요. 그때 책의 내용이 지금 제 생각과 얼마나 다른지...